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하는지라....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누가복음 23:21, 23)

 주전 8세기, 도시 국가 아테네는 귀족들이 다스리는 나라에서 서서히 민주정(民主政)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민주정의 가장 중요한 기관은 입법부 역할을 하는 민회(民會)와 행정부 역할을 하는 500인회였습니다. 그런데 민주정이 시간이 가면서 정치에 참여하는 자유시민의 무절제한 권한 남용의 폐해를 목격한 아테네의 철학자들은 민주정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주전 399년 민주정에 의해 추천된 아테네의 500명 배심원들은 360:140표로 젊은이를 선동하고 국가가 믿는 신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소크라테스를 사형에 처하자는 고발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재판이 끝난 한 달 후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한 후, 의연하게 독약을 마시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모순이 여기서 들어난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수제자였던 플라톤은 진정한 현자인 스승을 어처구니없이 죽인 민주정을 결코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나라를 다스릴 능력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시민이 추첨(선거)을 통해 관직에 않게 된다는 점, 그런 사람들이 민회에 모여 중요한 국가적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세기 초 독일의 히틀러는 쿠데타가 아니라 민주적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았습니다. 의회의 다수가 되자, 그는 다수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폭력적 독재정권을 세웠습니다. 민주주의의 모순이 여기 또 나타난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칭송하던 사람들도 공공성이 결여된 사회, 욕망, 비합리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는 민주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불란서의 저명한 역사가, 정치철학자, 사회학의 선구자인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1805-1859)은 “모든 시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이라는 사람에게 90% 가까운 지지를 보내, 그를 30년 동안 통치하게 만들었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민주공화제를 택한 나라들의 권력을 잡은 자들은 수십 년 동안, 아니 종신토록 권력을 내려놓지 않고 휘두르고 있어도, 국민들은 여전히 그 독재자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금년은 윤년(閏年)입니다.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윤년에는 세계적으로는 올림픽 대회가 열리고,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지요.

 선거는 국민들이 자기들의 대표자들을 선출하는 행사입니다. 그러나 그 국민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선출된 지도자들을 맞게 됩니다. 미국은 빛나는 민주주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그랬던 것만은 아닙니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아브라함 링컨, 존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같은 위대한 대통령을 선출하기도 했지만 누구라고 구체적으로 이름을 들지 않아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한 때도 많았습니다.

 이 번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를 멀리서 바라다보면서, 토크빌의 말은 결코 흘러가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에 어울리는 국회의원을 선출했으니, 또 그 의원들이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를 하겠지요. 국민들이 선택했으니, 그런 사람들이 하는 정치를 바라다보면서 또 4년을 보내게 됐네요.

 국회의원들 중에 진정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성경 말씀대로 정치를 해야 국가와 민족이 번영할 수 있는데, 국회의원 중, 교인 숫자는 많은데, 하는 일들을 보면, 교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의원들이 태반이니, 참 한심한 노릇입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의원들이 많이 나오도록 열심히 전도하고 더욱 기도해야겠습니다. 물론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국민들이 더욱 많아져서, 그에 걸 맞는 국회의원들을 선출해야 하겠지요. 열심히 기도하며 전도합시다. 샬 롬.

L.A.에서 김 인 수 글.